동양의 피카소라고 불리는 하반영 화가의 고향은 경북 김천이다. 그의 붓질 혼은 구불구불한 고향 길을 닮았다. 고향집이 보이면 마음에는 평화가 찾아오고 고민과 번뇌는 씻은 듯 사라진다고 생전에 말했다.

 

국내 최고령 현역 작가(96세)로 활동한 하반영 화가는 “어릴 적 그림을 배우면서 끈끈한 정을 배웠고, 교직시절 아이들과 순수를 교감했고, 사는 내내 자연으로부터 평화를 배웠다고 했다.

사람들이 갈구하는 원초적 그리움인 정, 순수, 자연이 화폭 속에 끊임없이 등장한다. 그것은 하반영 화가가 자연에 대한 가감 없는 마음과 생각을 표현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연은 스스로를 숨기거나 꾸미는 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천에서 태어난 하반영 화가는 7세 때 서예와 수묵화를 통해 처음 붓을 잡았다. 13세 때 조선총독부가 주최한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최고상을 받을 정도로 화가로서의 재능이 특출했다.

하 화가는 일제강점기 때 만주와 중국, 티베트 등에서 생활하며 격동과 혼란의 시대를 보낸 뒤 광복 후에는 유럽과 미국 등을 오가며 평생을 화가로서 작품에 정진하면서 프랑스 국전 ‘르 상롱’ 공모전 우수상, 일본 ‘이과전’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대한민국의 현역 활동 화가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원로 화가는 2015. 11. 25일 노환으로 향년 97세에 붓을 놓았다. 붓을 놓기 전 2012년 대장암 수술 후에도 작업실 겸 전시실에서 하루 3∼4시간씩 붓을 잡고 창작활동에 매진하면서 99세의 나이가 되는 해에 ‘백수전’을 열 계획도 세웠다.

하 화백의 평소 지론은 “많은 사람이 미술품을 공유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2013년 작품 100점을 군산시에 기증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중국 초청으로 ‘하반영 90세 베이징전’을 열고 수익금을 쓰촨성 지진 피해자와 장애인들을 위해 기부했다.

고 하반영 화백의 그림은 박정희 대통령 집무실 풍경그림과 김대중 대통령의 주문으로 갈대(200호)를 그렸으며, 삼성 리움미술관, 김영삼 대통령, 정주영 현대회장, 문선명 고희 기념전시회, 송월주 스님, 유인촌 전 문공부장관, 권노갑 민주당 고문, 국내 대기업과 각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해외소장은 미국, 일본, 프랑스 국립박물관이 소장하여 전시하고 있으며, 하반영 화백은 군산시청 옆 건물에서 ‘화반영 화실’이라는 30평 남짓한 공간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가 세상사의 어떤 그물에서도 자유로운 영혼으로 떠났다.

한국의 피카소로 평가받는 하반영(河畔影 1918-2015) 화가는 경북 금릉군 남면 초곡동 640번지에서 출생하였다.

▶ 하반영옹이 걸어온 길 : 1918년 3월 1일 경북 김천에서 출생, 7세에 그림을 시작, 9세에 군산 신풍공립보통학교에서 금릉 김영창선생을 만난 후 본격 입문, 파리 및 도쿄, 바르셀로나 올림픽 국제전 등 각종 국제전 및 단체전에 3백여 회 출품했다.

조선미술전람회 최고상, 조선미술전람회 입선 3회, 대한민국 미술전람회(국전) 입선 7회를 했으며, 61세가 되던 해 프랑스 국전 ‘르 살롱’전과 ‘콩파레종’전에서 각각 금상을 수상, 국제무대에서도 인정을 받았으며, 또 미수(米壽)전, 구순(九旬)전 등을 치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예총 부회장, 한국예총 전북지회 부지회장, 민전 목우회 전북 지회장, 상촌회 회장을 거쳤으며, 한국예총 창립 20주년 미술부문 공로 대상, 전주시민문화상, 광복50주년 미술부문상, 전북인대상, 대통령표창, 목정문화상 등을 수상했다.